뼈는 말이 없다. 그저 묵묵히 우리 몸을 지탱할 뿐이다. 하지만 그 깊은 침묵 속에도 생명은 흐르고, 때로는 그것이 조용히 무너져 내릴 때가 있다. 오늘은 급성 골 괴사(Acute Osteonecrosis), 그 침묵의 파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.
📌 급성 골 괴사란?
급성 골 괴사란, 혈류 공급이 갑작스럽게 차단되며 뼈 조직이 죽어가는 현상을 말한다. ‘괴사’라는 단어는 죽음(壞死)을 의미하며, 이는 곧 뼈의 일부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급속히 죽어간다는 뜻이다.
의학 용어로:
- Osteo = 뼈
- Necrosis = 괴사, 죽음
즉, Osteonecrosis = 뼈의 괴사
급성이라는 단어가 붙은 이유는, 이 괴사가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진행된다는 점에 있다. 이로 인해 뼈의 구조가 무너지거나, 연골이 함몰되고, 극심한 통증과 기능 장애가 동반된다.
🧬 원인은 무엇인가?
급성 골 괴사의 원인은 다양하며, 뚜렷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. 그러나 대표적인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:
1. 혈류 차단
- 동맥 또는 정맥의 손상
- 외상 (골절, 탈구 등)
- 감염이나 염증
2. 약물
- 고용량의 스테로이드제 장기 복용
- 항암 치료 후 발생 가능
3. 기저질환
- 루푸스(SLE)
- 궤양성 대장염
- 겸상적혈구병(Sickle cell disease)
4. 음주 및 흡연
지속적인 과음은 혈액 점도를 높여 혈류를 막는다. 흡연은 혈관 수축을 유도해 괴사의 가능성을 높인다.
⚠️ 증상은 어떻게 나타날까?
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. 침묵은 이 병의 가장 무서운 얼굴이다. 그러나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병이 모습을 드러낸다.
- 국소 부위 통증 (특히 무릎, 고관절, 어깨 등 체중이 실리는 관절)
-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짐
- 관절 운동 제한
- 부종 및 압통
- 방치 시 관절 붕괴까지 진행
🧪 진단 방법
- X-ray (방사선 촬영)
초기에는 정상으로 보일 수 있으나, 시간이 지나면 골구조 붕괴가 관찰된다. - MRI (자기공명영상)
조기 진단에 가장 민감한 검사법. 괴사된 조직의 신호 변화를 통해 확인 가능. - CT scan
뼈의 미세한 변화 확인. - 혈액검사
원인 질환을 확인하는 데 사용.
🩺 치료는 어떻게 할까?
1. 보존적 치료
- 체중 부하 제한: 목발 사용 등으로 관절 보호
- 진통제 및 항염제
- 혈류 개선 약물
2. 수술적 치료
- 감압술(Core Decompression): 골수 내 압력을 낮춰 혈류 회복
- 골 이식술
- 관절 치환술 (인공관절): 이미 붕괴가 진행된 경우
🌿 예후와 회복은?
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. 그러나 방치할 경우, 특히 체중이 실리는 관절이라면 뼈가 함몰되고 결국 관절 치환 수술로 이어진다.
특히 젊은 연령대에서 발병 시, 반복적인 수술과 재활로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.
🧘♀️ 예방을 위한 조언
- 스테로이드 약물 복용 시 주의
- 과도한 음주 피하기
- 적절한 체중 유지
- 관절 통증은 반드시 진료 받기
- 기저질환 철저히 관리하기
💬 마무리하며 – 뼈의 침묵을 듣는 귀
급성 골 괴사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조용한 파괴자다. 통증이란 몸의 경고음에 귀 기울여야 하며, 한 번 무너진 뼈는 되돌리기 어렵다. 이 글을 읽는 당신의 관절과 뼈가 오래도록 견고하기를 바란다.
조용한 비명을 들을 줄 아는 자만이, 몸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다.